본문 바로가기

책 읽어주는 고양이 마루

좀 특이한 사람이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겁니다

러너스 하이:

오래 달리면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

 

<매일 조깅이라든지, 수영이라든지, 에어로빅이라든지, 그런 걸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그것이 삶의 보람이 되어 버린대.

 

그래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정신적인 안정감을 잃고 어떤 일 때문에 운동을 할 수 없게 되면 마치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상실감에 빠져든다고 해.

 

하루에 두 번 매일 다리던 러너가 어느 날 무릎 부상을 입어 달릴 수 없게 되자, 우울증에 걸려 자살하고 말았대.> 본문 중에서 

 

 

<오쿠다 히데오,(양억관 옮김) 인더풀, 은행나무, 2005년>

 

<좀 특이한 사람이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겁니다.>

 

오모리 카즈오는 이라부 종합병원 지하 1층으로 찾아왔다. 여기는 신경과. 카즈오는 한 달 전부터 이상했다. 밤에 가슴이 답답해졌고 이부자리에 누웠는데 호흡곤란이 왔다. 급히 베란다로 나갔고 1분 정도 후에 괜찮아졌는데 온몸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 현대 시회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한다. 그런 환경에서 카즈오는 운동도 안 하고 식사도 불규칙적이다.  몸의 변화를 느끼고 병원을 찾게 되지만 뚜려한 이유를 알 수 없어 결국 이라부가 있는 신경과까지 오게 된 것이다. 카즈오는 복통과 함께 설사를 했지만 피검사와 소변검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부정수소, 뚜렷하게 어디가 아프거나 병이 있는 게 아니면서 병적 증상을 호소하는 것. 이라부는 카즈오에게 <심신증, 바로 마음의 병>이라 하고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지 말라고 한다. 아니,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없애야죠. 왜? 그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없애지 말라는 것인가?

 

다시, 말하자면 중요한 점은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을 찾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 스트레스는 늘, 언제나 우리 옆에 있는 거니까. 아쉽게도 우리 모두는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간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낸다고 해결할 수 없다. 카즈오처럼 이미 심신증에 걸린 사람은 그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찾았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을 테니까.

 

 만약 100%로 사라지게 하려면 그 과정에서도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운이 좋아 그 스트레스를 해결했다고 해도 그다음에 또 다른 스트레스가 생길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전부 사라지게 할 수 있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유독 더 심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 그럼 다른 쪽으로 신경을 돌리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조폭을 습격하거나 지진을 기다리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아니면 휴가를 내서 분쟁지역으로 가거나?

 

이라부는 카즈오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권유를 한다. 다만, 몸을 움직이면 좋다고 하면서 적당히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하루에 한 번 숨이 가쁠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게 좋지.> 

 

카즈오가 할 수 있는 운동. 그것은 바로 수영이다. 카즈오는 예전에 꽤나 수영을 좋아했다.하지만 대학시절 이후 한 번도 수영장에 가지 않았다. 카즈오는 옛날 생각에 빠져 수영장을 찾았고 바로 수영복과 모자, 수경까지 신속하게 구입했다. 그렇게 그는 물놀이에 신난 어린아이처럼 들떠서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했다. 문제는 지나치게 수영에 푹 빠진 것이다. 

 

마루야, 따셔? 밑에 온수매트가 있어요. ㅋㅋ

 

<수영중독, 수영 의존증?>

 

인간의 뇌란 말이야 위급할 때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는 거야. 그것이 엔도르핀인데, 다시 말해 신의 애틋한 배려라고나 할까. 난 아직 경험이 없지만, 목이 졸려 죽을 때, 처음에는 괴롭지만 죽는 순간에 이르면 엔도르핀이 분지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는 거야.

 

카즈오와 이라부는 마음껏 수영을 하고 싶어서 늦은 시간 만나서 수영장에 몰래 들어가기로 한다. 하지만 카즈오는 이라부의 제안을 거절한다 내가 아무리 수영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이라부, 당신처럼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야. 대신 이라부가 들어갈 수 있게 화장실 창문 고리를 풀어놓기로 약속한다. 

 

잡지 원고 마감일이 되자 카즈오의 몸은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금단 현상이다. 며칠 동안 수영을 하지 못했고 직원 사토가 실수를 해버렸기에 화가 난 상태였다. 다시 복통이 이어졌고 설사를 했다. 물론 이런 증상은 수영을 했다고 해서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영을 하면서 오는 즐거움으로 누그러진 것이다.  

 

의존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괜찮다니까 얼마 안 가서 지겨워질 테니

전에 말한 거 기억하지? 오늘 밤, 수영장 화장실 고리 나사를 좀 풀어줘

 

마감을 겨우 마친 카즈오는 이라부를 찾아가 그 동안 수영을 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라부는 약 처방과 주사도 처방해줬다. (주사 처방은 첫날부터 있었다. 원인은 본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리부는 주사에 매우, 지나치게 집착하는 의사입니다. ㅋㅋ)    

 

신경안정제를 먹은 카즈오는 바로 잠이 들어서 이라부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카즈오는 바로 역으로 달려갔고 이라부는 괜찮다며 다른 방법을 찾을 거라고 했다. 그건, 바로 유리창을 깨고 고리를 풀어 창문을 열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라부는 실행에 옮겼고 점프해서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제는 바로, 이라부의 엉덩이. 그 엉덩이가 창문틀에 끼어서 들어갈 수도 없고 다시 나올 수도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은 후에 카즈오는 이제 수영을 자제하기로 했다. 아무리 수영을 좋아하지만 이라부의 난동(?)에 가까운 행동을 보고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까지 들으니 정신을 차린 것이다. 그 모든 걸 직접 겪으니 수영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것이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화해를 하면서 다시 관계를 회복했다. 아내는 매일 수영을 하는 카즈오를 걱정했고 그 과정에서 잔소리를 하고 서로 고성이 오고 갔다. 카즈오는 아내를 안고 잠에 들었고 다른 방법으로 체력을 소비할 생각을 했다. 열린 창에서 기분 좋은 밤바람이 불어오고 바깥에서는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큰 기대를 하고 마셨지만 맛은 그다지, ㅠㅠ

 

<마치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은 만나기 힘든 거 같아요. 예전에 읽었지만 여전히 재미있어요. 특히 이라부는 우스꽝스러운 외모와 행동을 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의사고 명의입니다. 또한 간호사 마유미짱도 특이하지만 사랑스러운 간호사입니다. 혹시 이 소설을 안 보신 분이 있다면 꼭 보셨으면 합니다. 공중그네가 먼저 나왔지만 순서는 크게 상관이 없는 거 같아요. 물론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셔겠지만강력히 추전합니다. 

 국물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마트 가서 사 왔어요. 무도 넣고 파프리카도 넣었답니다. 맛은 별로 없었지만 그냥 배고파서 다 먹었습니다. ㅋㅋ

마루 간식 사러 가는 길 신호등 앞에서 찍은 하늘입니다. 그냥 예뻐서요.